얼마 전 트윗을 통해 작은 언쟁이 있었다. SBS-ESPN의 양준혁 해설위원이 지난 주말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SK전을 중계하면서 SK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대행을 '이만수 감독'이라 호칭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것이 언쟁의 발단이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트윗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트위터리안의 흥분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들은 (어디서 들은 건 많아가지고)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트윗을 통해 두번이나 사과의 뜻을 밝힌 사람에게 공식사과라니.... 이 사람들은 지금 뭘 원하는 걸까.... 불편한 진실은 여기서 끝내는 게 옳았다.
나는 그들에게 감독과 감독대행이 호칭이 다를 뿐 그 역할은 동일하며, 선수입장에서는 그 차이를 느낄 수 없는 문제로 해설위원이 호칭을 잘못 썼다고 해서 해설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용인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감독대행을 맡기 전까지 2군에서 감독을 맡고 있었던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 호칭을 사용하는 건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작위적이거나 의도적인 일이 아니었다.
2군 감독이던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호칭, 그리 큰 잘못인가
이러한 내 입장에 대해 나와 언쟁을 벌였던 트위터리안들은 '잘못된 걸 고쳐달라고 얘기도 못하느냐'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 잘못된 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팬으로서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예의를 갖춘 정중한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트윗을 통해 양준혁 해설위원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이들의 모습은 예의바른 모습이라 판단하기 어려웠다(물론 개인적 견해이다). 양준혁 해설위원의 실수가 습관을 통해 빚어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팬들은 조금 더 너그럽게 기다릴 줄 알아야 했다.
또한 이들은 거듭되는 시정요구에도 불구하고, 양준혁 해설위원이 이 점을 시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만으로 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한 마디로 인해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자기가 옳다고 얘기하는 것은 옳아야만 하고, 자기가 틀리다고 하는 것은 틀려야만 하며, 그래서 그것을 지적하고 인정을 받는 것으로 아주 큰 보람과 긍지를 갖는 모습을 종종 본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자신의 표현으로 팬들이불쾌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과했다고 쉽게 고쳐질 문제는 아니었다. 머리 속에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수 차례 되뇌이면서도 습관적으로 나오는 말과 행동이 우리에게도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그들은 자기들이 '이렇게 해달라' 하면 기계처럼 바로 그렇게 해주는 사람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반영되지 않으면, '몇번이나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팬을 위한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팬 스스로가 그 서비스를 받을 만한 인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팬들의 지적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 지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방법에 있어서 팬들은 지나치게 이기적이었고, 비 인격적이었다. 반론이 있을 것이지만, 옆에서 지켜 본 내 느낌은 그랬다. 올바른 지적이 비 인격적 시정요구로 빛을 잃고 만 것이다.
올바른 지적, 비 인격적 시정요구로 빛을 잃어
물론,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 호칭을 쓰는 것이 김성근 전 감독의 자리를 뺏은 것 같은 박탈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특정 팀을 응원하든, 특정 선수를 응원하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팬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러한 응원의 열기는 모두 '야구'라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야구가 존재하기에 SK라는 팀도 의미가 있고, 김성근 감독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달려드는 일이 야구 전체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자기 편을 들어주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지금 이런 모습을 김성근 감독이 기뻐할 지.. 솔직히 의문이다.
내가 겪은 언쟁이나, 지금 보여지는 일련의 소요는 분명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거리가 있다.
어떠한 응원도 야구 사랑 전제해야, 야구 망치는 응원 의미 없어
우리나라의 주된 화두는 몇년째 '소통'이다. 대통령이 가장 못하는 것이라 해서 더 그렇다. 그런데, 이렇게 비난하는 그대들은 주위와 얼마나 소통하고 사는지. 소통은 공감을 전제로 한다는 진리 앞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트윗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트위터리안의 흥분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들은 (어디서 들은 건 많아가지고)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트윗을 통해 두번이나 사과의 뜻을 밝힌 사람에게 공식사과라니.... 이 사람들은 지금 뭘 원하는 걸까.... 불편한 진실은 여기서 끝내는 게 옳았다.
나는 그들에게 감독과 감독대행이 호칭이 다를 뿐 그 역할은 동일하며, 선수입장에서는 그 차이를 느낄 수 없는 문제로 해설위원이 호칭을 잘못 썼다고 해서 해설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용인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감독대행을 맡기 전까지 2군에서 감독을 맡고 있었던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 호칭을 사용하는 건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작위적이거나 의도적인 일이 아니었다.
2군 감독이던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호칭, 그리 큰 잘못인가
이러한 내 입장에 대해 나와 언쟁을 벌였던 트위터리안들은 '잘못된 걸 고쳐달라고 얘기도 못하느냐'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 잘못된 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팬으로서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예의를 갖춘 정중한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트윗을 통해 양준혁 해설위원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이들의 모습은 예의바른 모습이라 판단하기 어려웠다(물론 개인적 견해이다). 양준혁 해설위원의 실수가 습관을 통해 빚어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팬들은 조금 더 너그럽게 기다릴 줄 알아야 했다.
또한 이들은 거듭되는 시정요구에도 불구하고, 양준혁 해설위원이 이 점을 시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만으로 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한 마디로 인해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자기가 옳다고 얘기하는 것은 옳아야만 하고, 자기가 틀리다고 하는 것은 틀려야만 하며, 그래서 그것을 지적하고 인정을 받는 것으로 아주 큰 보람과 긍지를 갖는 모습을 종종 본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자신의 표현으로 팬들이불쾌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과했다고 쉽게 고쳐질 문제는 아니었다. 머리 속에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수 차례 되뇌이면서도 습관적으로 나오는 말과 행동이 우리에게도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그들은 자기들이 '이렇게 해달라' 하면 기계처럼 바로 그렇게 해주는 사람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반영되지 않으면, '몇번이나 시정을 요구했음에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팬을 위한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팬 스스로가 그 서비스를 받을 만한 인격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팬들의 지적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 지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방법에 있어서 팬들은 지나치게 이기적이었고, 비 인격적이었다. 반론이 있을 것이지만, 옆에서 지켜 본 내 느낌은 그랬다. 올바른 지적이 비 인격적 시정요구로 빛을 잃고 만 것이다.
올바른 지적, 비 인격적 시정요구로 빛을 잃어
물론,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 호칭을 쓰는 것이 김성근 전 감독의 자리를 뺏은 것 같은 박탈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특정 팀을 응원하든, 특정 선수를 응원하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팬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러한 응원의 열기는 모두 '야구'라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야구가 존재하기에 SK라는 팀도 의미가 있고, 김성근 감독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달려드는 일이 야구 전체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자기 편을 들어주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지금 이런 모습을 김성근 감독이 기뻐할 지.. 솔직히 의문이다.
내가 겪은 언쟁이나, 지금 보여지는 일련의 소요는 분명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거리가 있다.
어떠한 응원도 야구 사랑 전제해야, 야구 망치는 응원 의미 없어
우리나라의 주된 화두는 몇년째 '소통'이다. 대통령이 가장 못하는 것이라 해서 더 그렇다. 그런데, 이렇게 비난하는 그대들은 주위와 얼마나 소통하고 사는지. 소통은 공감을 전제로 한다는 진리 앞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SK의 감독경질이 팬들의 비난을 면치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야구를 단순한 경영논리로 해석하여 구단과 팬의 관계를 단지 수요자와 공급자의 관계로 인식하고, 4년 연속 KS진출했으니 이제 PS진출 정도는 기본이라 여긴 프런트의 오만이 낳은 결과이다.
SK가 꿈꾸는 스포테인먼트는 '이기는 야구'가 전제해야 함을 아는 사람은 김성근 감독뿐이었을까. 구단이 원한다는 '막걸리 야구'는 최소 PS진출을 보장할 전력일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12년 연속 PS진출한 삼성도 그렇게 하지는 못했었다. 또한 프로의 냉정한 세계가 그런 여유를 허용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것은 여전히 논쟁거리이다.
1위에서 4위로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SK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매우 안타까운 모습이다. 하지만, 그동안 SK를 움직인 동력이 무엇이었나를 분명히 말해준다. 이번 사태는 진보와 자유를 제대로 누리려면, 그 전에 철저하고 엄격하게 보수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는 점을 처절히 웅변하고 있는 것 같다. 구단도 팬들도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야구를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야구 자체를 즐기기 위해 특정 팀을 응원하는 것이지, 응원 팀 가지고 정치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구단의 결정에 의해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감독의 경질에 격분하기 전에 차라리 자기 손으로 뽑은 정치인에 대해서 책임지는 성숙함을 보여주는 것이 더 건설적이다. 프로야구 감독을 관중들의 투표로 뽑았더라면, 정말 큰일 났을 뻔한 이번 사태이다. 야구를 야구 자체로만 즐기는 팬심은 정말 요원하기만 한 걸까.
1위에서 4위로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SK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매우 안타까운 모습이다. 하지만, 그동안 SK를 움직인 동력이 무엇이었나를 분명히 말해준다. 이번 사태는 진보와 자유를 제대로 누리려면, 그 전에 철저하고 엄격하게 보수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는 점을 처절히 웅변하고 있는 것 같다. 구단도 팬들도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야구를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야구 자체를 즐기기 위해 특정 팀을 응원하는 것이지, 응원 팀 가지고 정치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구단의 결정에 의해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감독의 경질에 격분하기 전에 차라리 자기 손으로 뽑은 정치인에 대해서 책임지는 성숙함을 보여주는 것이 더 건설적이다. 프로야구 감독을 관중들의 투표로 뽑았더라면, 정말 큰일 났을 뻔한 이번 사태이다. 야구를 야구 자체로만 즐기는 팬심은 정말 요원하기만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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